본문 바로가기

내마음요가

「일상을 살아내는 힘」

 

아이는 그렇게 오랜 시간

겨우 내가 되려고 아팠던 걸까

 

휩쓸려도 길을 잃어도 자유로와

더 이상 날 가두는 어둠에 눈 감지 않아

 

그래도 여전히 가끔은

삶에게 지는 날들도 있겠지

또다시 헤메일지라도

돌아오는 길을 알아

 

아이유<아이와 나의 바다>

 

나는 일상을 살아내는 힘이 약하다. 쉽게 깨지고 부서지고 찢어져 버린 마음을 오랫동안 버려뒀기 때문이다. 폐허가 된 마음의 조각이 언제 깨졌는지, 어떻게 치워야 하는지 또 어떻게 붙여야 하는지 해 본 적이 없다. 그저 그 상황을 멍하니 바라볼 뿐이다.

 

나에게는 소중한 컵이 하나 있다. 디즈니 애니메이션 <미녀와 야수> 속 이 빠진 찻잔 ‘칩(chip)’ 모양 컵이다. 아끼며 매일 사용하면서도 한 번도 떨어뜨린 적이 없다. 소중히 다루는 내 마음을 아는 것인지 컵도 4년째 자기 자리를 잘 지킨다. 최근에 컵 모서리가 약간 떨어져 나갔지만, 이것마저도 소중하다. 이 빠진 모양 위에 진짜 이가 빠져서 특별하다고 생각한다.

 

만약, 이 컵이 깨지면 난 어떨까? 다른 컵이나 그릇처럼 떨어진 커다란 조각을 정리하고, 부서진 조각은 청소기로 빨아들여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행동할 수 있을까? 못한다. 당황한 마음과 속상한 마음이 복잡하게 얽혀 멍하니 서 있을 것이다.

 

 

2018년 처음 컵을 사고 찍은 사진
2021년 이 빠진 모양에 진짜 이가 빠진 컵

 

마음은 내게 이 컵보다 더 소중하고 아끼는 것이다. 그래서 그 마음이 깨졌을 때, 일상을 보내기가 어려웠다. 밥 먹다가도 자다가도 걷다가도 울었다.

 

나도, 일상을 살고 싶어서 요가 새날 명상 교육 '그리스도 의식'을 시작했다. 입문 과정에서는 내 안의 모든 마음을 만났다. 우주보다 넓고, 태양보다 빛나며, 호수만큼 투명하고, 느껴지지 않을 만큼 아주 작고, 어둠보다 어둡고, 뜬 두 눈을 가릴 만큼 암흑인 마음을.

 

 

 

심화 과정에서 만난 이 다양한 마음들은 내 일상의 균형을 위해 움직였다.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왔다 갔다를 수없이 반복하며 균형점을 맞춰간다. 세상을, 일상을 전부 가졌다고 느낄 만큼 행복하기도 했고, 지옥에 떨어진 것처럼 힘겹기도 했다. 언제 그랬냐는 듯 평온해질 때는 나와 주변 사람들, 세상을 마음껏 음미하기도 했다.

 

그리스도 의식을 통해 경험한 것은 최종적으로 균형으로 가는 길’이었다. 스스로 마음과 일상을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다. 보이는 것을 다 보인다고 말하는 어리석음을 버리고,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의 노예가 되지 않고, 비교나 판단 없이 모든 존재는 다름없이 같은 것을 느끼며 균형점을 향해 계속 나아갔다.

 

이제 내가 할 일은 일상을 계속해서 온몸으로 살아보는 것뿐이다. 마음이 깨졌을 때는 언제 깨졌는지 그 순간을 알아차리고, 깨진 조각을 치우거나 붙이기도 한다. 삶의 모든 순간을 알아차리지는 못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매일매일 조금씩 단단해진다는 것이다.

 

 

"오래 이 길을 걸었을 때 내 모습이 기대될 만큼 지금, 난 단단해지고 있다."